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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고계의 블루칩이 만났다…이오진ㆍ김호철 ECD의 굿마더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작은 프로젝트라도 미치도록 잘 만들고 싶었다.”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불리던 이오진과 김호철이 제일기획, TBWA코리아와 같은 대형 광고기획사의 수석크리에이티브디렉터(ECD) 자리를 걷어차고 나왔다. 두 사람이 ‘굿마더(Good Mother)’를 만든 이유다.

그래서 회사의 모토도 ‘Crazy & Sensible’(열정적이고도 분별력있는)이다. 새로운 것에 미쳐서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내되 클라이언트와 그 상품의 이익을 효과적으로 달성하자는 것. 엄마같은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다루자는 의미로 이런 회사이름을 지었다. 

두 ECD 모두 광고계에서는 존재감이 크다. 이오진 ECD는 프랑스에서 아트웍(Artwork)을 전공하고 제일기획, 영국 마더(Mother), 금강오길비 등 대형 기획사를 거치는 동안 엔프라니 ‘20대여 영원하라’, KTF의 ‘Have a Good Time’ 등을 기획했다. 김호철 ECD 역시 이노션 월드와이드, TBWA코리아, 제일기획, 맥켄에릭슨코리아 등을 거치며 아디다스 ‘Impossible is nothing’ 국내 캠페인, 한국타이어 ‘Driving Emotion’ 등의 캠페인을 성공시켰다. 광고계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겐 선망의 대상이다.

이런 두 사람이 대형 기획사를 나와 회사를 차린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대가 많았다. “어려울 때 나가면 힘들다고 말리는 사람이 많았지만 그동안 해온 것에 대해 스스로 부끄러웠다”고 이 ECD는 말했다.

대기업에 속한 인하우스(in-house) 기획사는 이미 조직논리에 굳어져 있어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었다. 작지만 무엇이든지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후배들에게 새 길을 열어주고 싶었기에 굿마더를 세웠다는 것이다.

김호철 ECD 역시 이 대표의 “함께 하자”는 제안에 망설이도 했지만 “입구가 있다면 출구도 있다”는 지인의 조언에 선뜻 받아들였다.

굿마더는 작다.두 ECD를 포함해 카피라이터, 기획자 등 모두 합해 17명이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다고 이들은 말한다. 이 ECD는 “우리는 서로를 용병이라고 칭한다. 작고 가진 것이 없으니 뭐든지 최선을 다해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같다”고 말했다.

“대형 기획사들이 안전한 선에서 중상 정도의 결과물을 만들 때 굿마더는 최상 혹은 최악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김 ECD 설명했다. 이런 도전을 통해 이미 굿마더는 올림푸스, LG패션, 유니세프, 한글과 컴퓨터 등 유수 기업의 캠페인을 진행했고 지금은 삼천리 자전거의 ‘국민 MTB, 칼라스’ 를 진행하고 있다.

이 ECD는 “제일기획이 규모 면에서 세계 20위권 안에 들지만 한국 ECD 중 아시아에서도 50위권 안에 드는 사람이 없다”며 한국 광고인의 짧은 수명을 걱정했다. 두 사람은 “우리와 같은 선배 디렉터들이 오래 존재감을 드러내야 후배들에게도 길이 열린다”며 “굿마더와 우리 두 사람이 지금 막 광고를 시작하거나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삶의 롤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굿마더 출신이라면 광고계의 본류인 미국이나 일본의 유명 에이전시에서도 믿고 데려갈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두 ECD가 정한 굿마더의 비전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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