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가락시영 재건축 다시 ‘중대기로’
서울시 소형비율 25%서 30%로 확대 권고

소형 454가구 더 늘려야 하는데
사업성·평형배정 불이익 우려
행정소송이냐 시와 타협이냐
조합원 사이서도 이견 팽팽


서울시가 강남 개포지구에 이어 송파구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가락시영아파트에도 소형비율 30%를 권고하면서 가락시영 재건축 사업이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시는 최근 재건축 조합에 공문을 보내 “최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통과된 유사 단지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소형주택 비율을 상향 조정할 것”을 권고하며 “정비계획 결정고시 이전 결정될 사항으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12월 7일 이뤄진 가락시영아파트 용도지역 종상향 승인시 소형 주택을 전체 공급가구 수의 25% 선에 맞추는 조건으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후 돌연 입장을 바꿔 소형주택 비율을 개포지구와 비슷한 소형주택 30% 선으로 올릴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셈이다.

시로 부터 이같은 요구를 전달받은 조합은 우선은 시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한 뒤, 다양한 경우의 수에 따른 득실을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현재 조합이 택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시의 결정에 불목하고 행정소송을 통한 강경 대응과 소형주택 확대 권고를 받아들이는 두가지로 요약된다. 

서울시가 가락시영아파트에도 소형비율 30%를 권고하면서 가락시영 재건축 사업이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조합은 행정소송과 협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재건축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사진은 가락시영아파트 전경.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강경론과 협상론이 팽팽하다. 조합이 최종 입장을 결정할 때 최대 관건은 시의 권고대로 소형주택 30%를 확보할 경우 사업성과 조합원들의 평형 배정에 큰 불이익이 가해질 수 있는지 여부로 모아진다.

현재 조합은 재건축 후 전체 지어질 9154가구 가운데 소형주택 비율을 25%로 잡고 2292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시의 요구대로 30% 선으로 상향할 경우 가락시영 재건축 단지에 지어지는 소형주택수는 2746가구로 늘어나게 된다. 당초 계획보다 454가구의 소형 주택을 더 지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합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40평형대 이상의 대형 평형 공급량을 줄이는 방안 밖에 없다. 대형 평형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아파트시장 상황에서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현재 조합은 138㎡형(구 42평형) 공급량을 1000가구, 165㎡(구 50평형)을 200가구, 198㎡형(구 60평형) 24가구를 계획중이다. 이들 공급량중 227가구의 설계 변경을 통해 20평형대의 소형 아파트 두 채로 바꿔 공급하면 소형주택 454가구를 늘리라는 시의 요구 조건을 맞출 수 있다. 1224가구 가운데 227가구를 바꾸는 것이어서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하지만 문제는 조합원들의 희망 평형 배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조합이 올 초 5022명의 조합원을 상대로 진행된 희망평형 설문 조사에서 참여자의 28.01%는 중대형 아파트를 원한다고 했다. 또 91.3%는 전용면적 84㎡ 이상을 희망했다. 소형주택을 원하는 조합원은 8.7%에 불과했다.

이를 근거로 따져볼 때 설계 변경을 통해 대형아파트 공급량을 줄일 경우 조합원들이 선택한 대평 아파트를 배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조합원들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하다. 조합이 고민하는 대목이다.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의 정확한 진위를 파악하는 게 최우선”이라면서도 “추후 소형주택 비율을 실제로 높일 수 있는지, 아니면 강경하게 대응할지 등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su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