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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니엘, 일본 정용화 그리고 가수(인터뷰)
주니엘(JUNIEL). 또 한명의 신인 여가수가 등장했다. 맑고 청아한 음색과 귀여운 외모로 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그는 일본에서 먼저 데뷔했으며, 국내 데뷔를 앞두고는 ‘제 2의 아이유’라는 수식어 또한 얻었다. 오랫동안 무대에서 노래하는 가수로 살고 싶다는 주니엘의 이야기를 키워드로 살펴봤다.

◇ 키워드 하나, 일본

가수 주니엘의 데뷔에 ‘국내’라는 두 글자가 붙는 이유는 실제 그는 일본에서 음반 발매는 물론, 연예 활동을 펼친 가수이기 때문이다. 한국에 앞서 일본 음악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때문에 어쩌면 ‘신인’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고, 이것이 그가 무대 위에서 긴장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가수들과 비교해 다소 이색적인 행보. 더욱 눈여겨 볼 점은 일본의 ‘서바이벌 오디션’을 통해 가수로 데뷔했다는 것.

“일본을 가고 싶었어요. 그 곳에는 다양한 장르의 노래가 있기 때문이었죠. 공부도 해보고 싶었고,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하는 가수들이 한국보다는 일본에 더 많았어요. 인디가수들의 시스템도 메이저와 크게 차이가 없을 정도로 잘 구축돼 있고요. 성격이 긍정적인 편이라 공부하면서 좀 더 성장하고 싶어서 떠났죠. 일본으로”

당시 대략적인 그의 행보를 풀어보자면, 주니엘은 여러 곳의 기획사 오디션을 보던 중 지금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이 됐다. 회사의 뜻과 주니엘의 의지가 맞물려 일본으로 향했고, 일본판 ‘슈퍼스타K’라 불리는 오디션 서바이벌 ‘니지이로 슈퍼노바’에 참가하게 된다. 여기서 그는 당당히 우승을 차지, 정식 음반을 발매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오디션이 2010년, 음반 발매가 2011년, 당시 그의 나이 열여덟 즈음이었다.

“‘니지이로 슈퍼노바’는 방송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한 잡지사에서 여는 노래 대회였어요. 공지를 띄우면 지원자가 신청해서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되는 거죠. 처음엔  삼천 명 정도가 차례로 노래를 불렀어요. 다음번에는 반, 또 그 다음번에는 반에 반으로 사람이 줄어들었어요. 우승이 발표되기 까지는 한 달 정도 걸렸고요”

주니엘은 한 달 동안을 그렇게 긴장감의 연속인 오디션을 봤다. 평소에 좋아하던 노래를 준비했고, 일본어로 된 노래를 연습해서 부르기도 했다. 10명에서 3명으로 도전자 대폭 줄었을 때 주니엘은 “우승자가 됐다”고 연락을 받았다.

“일본에 간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일본어도 서툴렀고, 일본에서 주최한 대회에서 한국인이 우승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매번 오디션을 볼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편안하게 보고오자’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합격 연락이 계속 와서 반신반의 했죠. 그런데 우승이라는 말엔 어안이 벙벙했어요. 뛸 듯이 기뻤죠(웃음)”

이로써 주니엘은 2011년 일본에서 미니 음반 ‘레디 고(Ready Go)’를 발매하고 가수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우승하고 인디즈 음반도 발표하고 라이브공연도 시작하며, 주니엘은 조금씩 꿈꾸던 일상을 보냈다. 일본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의사소통에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가 됐음은 물론, 실력은 현지 라디오 방송을 진행할 정도다.

“라디오는 지금도 하고 있어요. 한 달에 한 번 진행하거든요. 일주일에 한번씩, 4명의 DJ가 라디오를 이끌어가요. 대본은 이날 방송의 테마 정도이고, 그 내용에 대해 제가 생각하고 곡을 선정해서 들려주는 식이죠. 정말 재미있어요(웃음)”

일본에서 먼저 데뷔를 하고, 그로부터 2년 뒤 국내 무대에 오른 주니엘. 국내 데뷔는 상상했던 것만큼 만족스러웠을까.

“기본적으로 무대는 비슷한 것 같아요. 가사에는 내용이 있는데, 그걸 머리로 이해하고 노래에 감정을 담아서 들려드리는 것이라 큰 차이는 없죠. 오히려 한국말로 하면 제 감정이 더 실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무대에 대한 반응은 생각했던 것보다 좋아서 놀랐어요. 아, 그리고 부모님은 정말 좋아하세요. 아무래도 일본보다는 저를 더 자주 보실 수 있으니까요”

아빠의 기쁨에는 딸이 자신의 꿈을 이뤘다는 기특함도 담겨있다. “어릴 때부터 기타를 치고 노래를 즐겨 하신 아빠를 보고,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주니엘은 “아빠의 꿈이 가수셨어요. 처음에는 걱정을 하시기도 했지만, 일본에 가는 것도 제 뜻을 존중해시고, 믿고 응원해주셨죠”



◇ 키워드 둘, 유희열과 정용화 그리고 아이유

# 유희열

좀처럼, 또 웬만해서는 떨지 않는 ‘강심장’을 가졌다는 주니엘. 최근 그런 그를 떨게 만든 이가 있었으니, 바로 가수 유희열이다.

주니엘은 지난 6월 22일 방송된 ‘스케치북’에 출연해 MC인 유희열과 만났다. 그의 신곡은 물론 유희열의 곡 ‘스케치북’을 불러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이 곡은 주니엘이 유희열을 좋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노래로, 그에게 굉장히 의미 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날은 유희열과의 ‘스케치북’ 녹화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이었던 터라 그는 얼굴에 홍조 빛을 띠며 그날의 설렘을 떠올렸다.

“데뷔를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시기, 토이의 ‘스케치북’이라는 노래를 들었어요. 멜로디와 가사를 음미하면서 눈물을 흘렸죠. 그로부터 유희열 선배님의 곡을 모두 찾아 들으면서 팬이 됐어요. 그런 분을 만난다기에 떨려서 어쩔 줄 몰랐죠. 정말 떨렸어요. 큰 무대,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떨지 않는데 말이에요(웃음). 또 가고 싶어요”

# 정용화

주니엘은 국내 데뷔를 알리는 첫 쇼케이스 무대에서 정용화와 듀엣곡을 선사했다. 같은 소속사인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연습생 시절을 시작한 약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꿈을 가진 청춘이 이제는 프로 가수가 돼 한 무대에 섰다.

게다가 정용화는 주니엘 만을 위한 곡 ‘바보’를 선물했다. 이 곡은 주니엘의 청량하고 맑은 음색과 정용화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조화를 이룬다는 평이다.

곡의 주인공이 “나의 음역대와 목소리의 장점을 잘 잡아준 곡”이라고 만족할 정도로 주니엘과 잘 어울리는 노래다.

# 아이유

주니엘의 국내 데뷔가 임박해지면서 그의 앞에는 ‘제 2의 아이유’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데뷔도 전에 누군가의 뒤를 잇는 사람으로 불려 진다면, 그 부담은 클 수밖에 없을 터. 게다가 대상이 ‘국민여동생’ ‘삼촌들의 로망’, 아이유라면 더욱.

하지만 당찬 주니엘은 “내겐 과분한 수식어”라면서도 “앞으로 ‘제 2의 누군가’가 아닌 주니엘만의 매력을 선사할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내놨다.

시간이 흐른 뒤 누군가의 등장에 ‘제 2의 주니엘’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날을 기대해도 좋을까. 



◇ 키워드 셋, 가수

연습생이 되고 일본에서 활동을 당시에도 주니엘은 주위로부터 “언제 데뷔하느냐”는 말을 자주 들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전혀 조급하지도, 불안하지도 않았다.

“‘빨리 데뷔 안하니?’라는 말을 굉장히 많이 들었어요. 저는 사실 데뷔에 대한 욕심이 없었어요. ‘언젠가는 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준비 기간 동안 곡도 많이 준비하고, 편하게 생각했어요. 데뷔에 대한 압박감 대신에 하고 싶은 음악을 하자고 생각했죠”

주니엘의 목표는 방송출연이나 스타가 아니라, ‘가수’였다.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싶고, 발전된 음악을 하고 위해 발을 내딛었고, 노래가 좋아서 시작했기 때문에 열심히 즐겁게 하고 있어요(웃음). 무대에서는 마냥 신나고 좋아요”

그러나 일본 가요시장에서 한국 가요계로 발길을 옮긴 현재, 괴리감도 있다.

“일본에서는 직접 곡을 쓰고 노래를 했어요. 그러니까 거기서는 ‘내가 하고 싶은 음악’만을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젠 ‘내 음악’만 고집하는 것이 아닌 적절히 대중성을 섞어야 한다는 걱정이 생겼어요”

그도 그럴 것이 주니엘은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그의 노래는 화려함 보다 어쿠스틱한 잔잔함을 선사한다.

“제가 쓴 곡들이 대중성보다는 인디(Independent)느낌이 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최근 유희열 선배님께서 ‘음악을 할 때 자기가 우선 행복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좋아하고 자신 있는 음악을 했을 때 대중들이 호응을 주시면 더 좋은 것이라고요. 제가 생각하는 대중성으로 그거예요. 심각하지 않게 생각하려고 하는데 이게 자꾸 뫼비우스의 띠처럼 반복되네요(웃음)”

“그 부분에 대한 고민으로 힘들었는데 일본에서 자작곡으로 활동했으니, 국내에서는 다른 분들의 음악을 불러 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이 과정에서 저에게는 나올 수 없는 감성이 나왔고, 굉장히 재미있게 작업했어요. 신선한 느낌, 또 저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었어요”
일본 데뷔 2년차, 국내 첫 데뷔. 가수로서의 이제 갓 인생 2막을 시작했지만, 대중을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수십 년 세월을 노래와 함께한 베테랑 못지않다.

음악에서는 누구보다 깊고 짙은 주니엘이 원하는 ‘가수 주니엘’은 무엇일까.

“곡을 한꺼번에 많이 쓰는 편은 아니에요. 좋은 경치, 새로운 감정을 느꼈을 때마다 노래로 표현하거든요. 저의 곡으로 만들어진 새 음반이 나올 때까지 2, 3년이 걸려도 대중들이 기다려 주시고, 주니엘의 음악이라면 믿고 들어주시는 그런 가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많이 흘러도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싶다는 주니엘. ‘나를 위한, 그리고 대중을 위한’ 음악을 하겠다는 큰 뜻을 품고 가요계에 입문했다. 그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그날을 기대해본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1008@
사진 김효범 사진작가(로드스튜디오) / hyobeo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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