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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와이 위우회술’ 받으면 체중감량 효과 평생간다고?
노출의 계절, 여름…반복되는 살과의 전쟁
비만은 엄연한 질병으로 분류
치료·수술 ‘의사 진단 받아야

FDA승인 비만약 ‘올리스타트’ 도
지방변·불면증 등 부작용 초래

비만수술 환자 만족도 높지만
꾸준한 사후관리 수반돼야


시간은 어느새 일년의 반을 지나 한여름에 접어들었다. 점 찍어둔 여름 휴가날짜는 다가오고 귓가엔 벌써 파도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온도계 눈금이 높아질수록 마음은 더 급해진다. 자신 있는 노출을 위해 왕성한 식욕도 거칠게 뿌리치고 땀냄새를 참아가며 러닝머신을 달렸건만 끈덕지게 남아 있는 살들은 대체 어쩌란 말인가. 하면 된다던데, 살과의 이별은 진정 해도 안되는 것인가. 이때 온갖 살 빼는 약들은 아직 기회가 있다고 유혹한다. 단 몇 주면 뱃살이 쏙 들어간다는 말에 귀가 솔깃하다. 최근엔 살 빼는 데 도움이 된다는 수술도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급한 마음에 함부로 약에 손을 대거나 수술대 위에 누웠다가는 살이 빠지기는커녕 걱정거리만 떠안을 수 있다.

▶비만은 질병= 비만은 국제보건기구(WHO)에 의해 엄연히 질병으로 분류된다. 이 사실을 잊은 채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을 쉽게 비만으로 단정 짓고 약을 찾거나 수술을 고민하기 때문에 탈이 나기 십상이다. 우선 자신이 비만 치료의 대상에 해당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체질량지수(BMIㆍBody Mass Index)-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것) 25 이하는 비만이 아니다. 25 이상은 단순 과체중, 30~35는 경도비만이다. 수술적 치료의 대상이 되는 비만은 40 이상으로 미국 보건국은 이 이상을 비만환자로 분류한다. 이 정도가 되려면 170㎝의 키에 몸무게가 118㎏ 이상이어야 한다. 이 경우 사망률은 3배가량 증가하고 15년 이상 수명이 단축된다.

▶먹기만 하면 빠진다?= 살 빼는 약은 질병인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하나의 의학적 방법이다. 때문에 단순히 체중을 몇 ㎏까지 줄이겠다며 비만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은 잘못이다. 설사 비만에 해당하더라도 생활습관개선 노력을 두 달 정도는 해본 뒤 그래도 살이 빠지지 않으면 의사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체중 조절을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비만치료제’로 승인을 받고 처방되는 약은 올리스타트(orlistat)제제와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등이 있다. 올리스타트는 체내에서 지방흡수를 억제해 섭취한 음식에 포함된 지방성분의 일부를 대변으로 배설하도록 하는 지방흡수억제제다.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은 식욕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리스타트는 지방성분을 대변을 통해 배설하기 때문에 대변에 기름이 섞여 나오는 ‘지방변’으로 인한 불편함이 있다.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등은 장기간의 임상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안정성과 효과 등을 고려해 최대 12주 이상은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이들은 혈압상승, 변비, 불면증, 불안감, 가슴 두근거림, 입마름, 식은땀 등의 부작용이 동반되기도 한다. 때문에 의사의 처방을 받아 비만 치료제를 복용하더라도 반드시 허용된 치료기간을 지켜야 한다. 박경희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살을 빨리 빼야겠다는 욕심 때문에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약을 처방받아 장기 복용할 경우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만은 아름다움의 문제가 아닌 질병이란 관점에서 바로 봐야 해결의 길이 열린다. 무분별한 약 복용과 수술 시도는 건강을 잃게 할 위험이 크다.

▶아름다움을 위해선 수술의 고통은 참겠다?= 최근 개그맨 백재현 씨가 수술을 통해 다이어트에 도움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웃으며 나타난 백 씨처럼 비만수술은 다른 어떤 질병 수술보다 환자와 의사의 만족도가 높다. 그러나 반드시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비만수술을 받기 전에 의사의 진단을 통해 비만인지를 정확히 판명받아야 한다. 동반질환에 대한 자세하고 완벽한 점검과 수술 후의 치료 가능성에 대해서도 꼭 설명을 들어야 한다. 특히 가장 중요한 비만의 합병증인 당뇨를 동시에 완치하기 위해서는 수술 전 평가는 물론 적합한 수술 실력을 갖춘 의료진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미지역에서 표준 비만수술로 받아들여지는 ‘르와이 위우회술’(RYGBㆍRoux-en-Y gastric bypass)을 받은 경우 30% 정도가 체중 감량에 성공하며 효과를 거의 평생 지속할 수 있다. 또한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동반질환도 60~95%까지 해결해 준다.

백 씨가 받은 위밴드술 같은 경우 말 그대로 음식물 섭취를 강제로 줄이는 방법이므로 영양결핍 증상이 올 수 있다. 또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위밴드의 풍선이 터지거나 위를 감싸는 밴드가 위벽을 파고들어가 복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위밴드를 제거한 뒤엔 다시 체중이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

르와이 위우회술은 오랜 시술 역사 덕분에 수술 후 합병증 위험이 거의 없다. 물론 비만과 동반 합병증 등의 병태생리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와 수술 경험을 가진 의료진을 택했을 때의 경우다. 안수민 한림대 성심병원 대사수술외과 교수는 “비만수술은 환자를 치료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며 “간단한 수술로 체중을 뺄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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