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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 한류’까지 日 점령 채비, 왜?...한게임,갤럭시,시네마3D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양반김, 장근석, 막걸리, 카라, 홍초, 한게임, ‘라인’앱, 갤럭시, 시네마 3D...다음 일본에서 새로이 뜰 상품은 한국차?

요즘 한국상품을 대하는 일본소비자의 태도는 10년전에 비해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한국산 휴대폰을 배용준,장근석 만큼 좋아하고, 한국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손에 달고 산다. 한국산 TV에 한동안 시선이 머물고, 한국산 쿠키를 소녀시대 만큼 즐겨찾는다.


▶문화, 음식 한류가 앞장서고...

4~5년전만해도 일본에서 한국산이 대박을 터뜨리는 상품은 거의 없었다. 동원 양반김으로 대표되는 구운 김, 한류스타 등 가공식품이나 문화상품이 고작이었다. 삼성 가전이 세계 최고라고는 하지만 일본 민족주의의 벽에 막혀 유럽이나 미국시장에서의 선전을 따라가지 못해 2007년 일본에서 철수했고, 세계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현대자동차와 LG전자가 일본이라는 철옹성만을 넘지못한채 2009년 일부 사업부만 남긴채 짐을 쌌다.

그러나 변화의 조짐은 2008년부터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식품분야가 선두였다. 농심 신라면이 꾸준한 인기를 모으는 동안 2008년에 일본에 상륙한 광동 옥수수 수염차가 이듬해부터 대박을 터뜨렸고, 카라가 광고를 찍은 대상의 홍초가 시장을 넓히더니, 일본내 한류스타 장근석이 모델로 등장한 서울막걸리가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선전했다. 오리온 쿠키는 지난해 홍초, 막걸리, 소녀시대 등과 함께 일본내 히트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일본에서 불고 있는 한국 IT붐은 그간 대중문화, 음식 분야 한류가 탄탄하게 쌓아놓은 신뢰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일본에서 서울막걸리 붐을 일으킨 한류스타 장근석.


▶‘한게임’, ‘라인’, NHN이 IT한류 터 닦고...

2000년에 상륙한 한게임이 오랜 서비스 확충과 기반 다지기 작업 끝에 2004~2006년말 야후의 엔터테인먼트 부문 ‘올해의 웹’을 3연패하면서 싹튼 일본내 한국IT신화는 점차 게임구색의 다양화, 검색, 포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성격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휴대폰, 3D TV 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한게임이 일본내 모바일게임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할 무렵, 검색분야 신규법인 네이버 재팬이 설립돼 시장 개척에 나섰고, 온라인게임 마케팅 전문회사 ‘미디에이터’의 설립으로 일본 게임시장 대세 장악에 나설 때, 네이버 재팬이라는 포털의 시범서비스가 개시됐다. 게임 검색 포털의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는 마침내 올 1월 NHN 재팬으로 통합돼 시너지를 도모하게 됐다.

무료 음성통화와 메신저 기능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 ‘라인’은 지난해 6월 런칭이후 1년만에 일본의 ‘국민메신저’로 자리잡는 등 전세계 가입자 4400만명을 돌파하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올해 상반기 일본 니혼게이자이 마케팅 저널의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

▶지난해부터 일본소비자들이 한국산 휴대폰과 TV에 열광하기 시작했는데, 대중문화 한류가 전자제품 한류로 이어지는데에는 한게임, 라인, NHN검색 등 한국산 ‘디지털 놀이,교류마당’이 가교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진은 네이버재팬 홈페이지.


▶日소비자, 마음의 빗장풀고 갤럭시에 열광

식품이 오프라인 입소문을 타고 맛과 건강, 믿음을 얻고, 배용준의 겨울연가, 소녀시대 등 한국대중문화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한류가 방송을 기반으로 성장했다면, 한국 IT는 그간 10년가량 진득하게 일본인들을 매료시킨 우리의 맛과 멋에다, ‘한게임’부터 ‘라인’까지 이어지는 ‘디지털 놀이 및 생활 마당’이 곁들여지면서 형성된 신뢰가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했다.

철옹성 같았던 일본 휴대폰 및 가전 시장은 2010년 한국에 제대로 된 놀이마당을 깔아주기 시작했다. 멍석이야 십수년전부터 깔아보았지만 마당에 사람이 모이지 않았는데, 이번 마당극엔 가랑비에 옷 젖듯 음식,대중문화,인터넷서비스 등 한국산에 매력을 느낀 관객들이 예사롭지 않게 몰려들었다.

2010년 가을 일본시장 개척을 본격화한 삼성은 휴대폰을 들고, LG는 가전제품을 들고 다소 떨리는 마음으로 좌판을 깔았다. 결과는 예상밖. 삼성 갤럭시는 런칭한 그해 말과 이듬해인 2011년 1월, 11월 주간 판매순위에서 아이폰4를 제치고 심심찮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 휴대폰이 세계시장 석권에 나선가운데, 일본 MMD연구소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 일본소비자가 가장 갖고 싶은 휴대폰 1위로 오른 삼성 갤럭시 휴대폰.


▶이번엔 TV차례...LG 3D앞세워 맹공

최근 일본 MMD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본소비자가 가장 갖고싶은 휴대폰으로 삼성 갤럭시S3가 1위(20.4%)를 차지했고 소니 엑스페리아(15.2%), 샤프 아쿠오스sv(11.9%)는 각각 2,3위에 그쳤다. 마치 갤럭시의 선전은 1970~1980년대 소니의 국내 돌풍에 비유될 정도로 폭발적이다.

LG전자가 2010년 일본 재진출 이후 지난해 현지에서 기록한 스마트TV 분야 시장점유율 2.3%는 한국가전으로는 거의 기적에 가깝다. 불과 그 몇 달전만해도 0%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최근 ‘LG 시네마 3D’ 14종을 앞세워 수년내 두자리 시장점유율을 기대하며 현재 일본에서 대대적인 판촉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 PC 등과 연결해 동영상을 공유하거나 SNS를 즐길 수 있다. K팝 등 LG만의 콘텐츠도 제공한다.

갤럭시의 동영상 기술에 열광하는 일본소비자의 성향이 LG 시네마 3D의 선풍으로 이어진다면, 이같은 삼성 휴대폰-LG TV 간 묘한 ‘갤럭시네마’ 인과관계는 마치 식품-한류-한게임-갤럭시로 이어지는 지난 10년의 ‘일본내 한국매력 제대로 뿌리내리기’ 흐름을 잇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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