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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보-보수 아닌 ‘제3의 길’…여야 모두 품는 대연정 꿈꾸나?
‘힐링캠프’서 밝힌 安원장의 선택
전통적 정치성향 구분 거부
독일·스웨덴식 복지국가 모델 언급
대통령 주도 대통합정부 제안 가능성

좁은 정치적 입지 만회용 카드 분석
참여정부 실패 비춰 회의적 시각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진보와 보수의 갈림길에서 ‘상식파’라는 제3의 길을 선택했다. 진보당이 집권해 보수당과 화합한 스웨덴, 반대로 집권한 보수가 진보의 의견을 수용해 복지를 만들어낸 독일식 정치를 하겠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편가르기를 거부한 안 원장이 대선 직전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좌와 우를 포괄하는 대연정을 제안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안 원장은 23일 방송된 한 방송사의 예능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이념 성향을 묻는 질문에 “상식파”라고 답했다. 보수와 진보, 또는 좌파와 우파라는 전통적인 정치적 구분을 거부한 것이다.

안 원장은 “보수나 진보 이전에 먼저 상식과 비상식적을 판단해야 한다. 비상식적인 일을 하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법의 심판을 받는 정의가 구현돼야 한다”며 “그래서 나는 상식파”라고 자신의 정치 성향을 밝혀달라는 질문을 피해갔다.

대통령 안철수가 그리는 정치상도 마찬가지다. 안 원장은 “스웨덴이 성공적인 복지국가가 된 과정에는 진보당이 집권해 보수당과 화합했다. 반대로 독일은 보수가 집권해 진보와 힘을 합쳐 복지국가를 건설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고, 소통과 합의의 중심에 서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안 원장의 말은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정치행보에서도 엿볼 수 있다. 보수로 여겨지는 현 정부에서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ㆍ미래기획위원회ㆍ신성장동력평가위원회 등에 참여하면서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총선에서는 현 야권 지지 입장을 명확하게 밝혔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의 대선 경선 참여 요청를 거부한 채, 때로는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안 원장의 “상식파” 발언을 기존 정치권과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했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본인을 기존의 한국 정치 카테고리와 다른 상식이라는 새로운 것으로 정의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안별로 때로는 보수, 때로는 진보적 입장을 취하면서 기존 정치세력 모두를 아우르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철수식 대연정’ 카드를 예상하기도 했다. 야권 단일 후보라는 정치권의 예상을 깨고 여야를 아우르는 대통합ㆍ대연정을 제시, 지지층 극대화를 노리는 전략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보수와 진보, 좌와 우를 선택하라는 수차례 질문에 일관되게 상식이라는 동문서답을 내놓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런 파격적인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안 원장이 기존 정치권에서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은 것도 이런 파격의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대연정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가 회의적으로 내다봤다. 과거 노무현정부 시절 대연정 제안이 야당은 물론 집권당 내부에서조차 외면받았던 모습을 우려한 것이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국가 통치자 입장에서는 명확한 가치관과 태도가 필요하다”며 “국민 간 소통이나 화합, 통합이 제대로 안정되지 않은 현실에서 상식적인 문제 해결이라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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