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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서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男축구·女배구 내일 日과 운명의 3-4위전


“또 너냐?”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말은 적어도 한국과 일본의 구기 종목에선 통하지 않았다. 런던올림픽에서도 신은 마치 양국을 두 주인공으로 한 시나리오를 쓰듯 절정의 순간에 양국의 대결을 예비해 놨다. 남자축구와 여자배구에서 각각 동메달을 두고 싸우는 3-4위전이 한ㆍ일전으로 펼쳐진다. 이미 순위나 메달 색깔은 의미가 없다. 한ㆍ일 양국 국민들에겐 사실상의 ‘결승전’이며 런던올림픽의 ‘피날레’다. 양국 모두 초중반과 달리 금메달 소식이 뜸했던 후반, 자칫 맥빠질 뻔했던 양국의 응원분위기가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랐다.

남자축구는 11일 오전 3시45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일본과 3-4위전을 갖는다. 양국 축구사를 통틀어 가장 큰 무대, 가장 높은 고지에서의 승부다. 비극으로 엇갈렸던 양국의 근현대사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번 한ㆍ일전은 아시아 축구 숙명의 라이벌전 이상의 목표와 의미가 있다.

한국은 1948년 런던올림픽 출전 이후 무려 64년 만의 첫 메달 도전이다. 일본은 1968년 멕시코 대회 3위 이후 44년 만의 입상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3위와 4위는 불과 ‘한 끗’이지만 그 작은 차이가 향후 양국의 축구발전속도와 자존심의 저울추를 얼마나 가르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역대 올림픽 대표팀 간 대결은 4승4무4패다. 한ㆍ일전을 앞둔 양국 선수들에게선 긴장감과 자신감, 비장한 각오가 섞여 있었다. 한국 대표팀의 간판스타 기성용은 “우리는 이번 대회에서 기적을 이뤄왔고 내일이면 더 큰 기쁨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고, 윤석영은 “한ㆍ일전에서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한마디로 각오를 다졌다. 일본의 스트라이커 나가이 겐스케는 “4년 전의 굴욕을 털어낼 기회가 왔다”며 “신의 시험인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한국에 절대 지지 않겠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지난 2008년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17세 이하 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김보경 등이 주축이 된 한국은 나가이가 활약한 일본에 3-0으로 압승했다. 지난해 8월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는 한국이 0-3으로 완패했다. 두 대회에서 승패를 주고받았던 선수들이 양국 대표팀에 대거 포함돼 서로에 대한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한국의 여자배구 대표팀은 11일 오후 7시30분 런던의 얼스코트에서 일본과 3-4위전을 갖는다. 운명의 장난처럼 양국 모두 ‘어게인 1976년’을 외치는 상황이 됐다. 한국 여자배구는 지난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국기종목 사상 최초로 메달을 땄다. 36년 만의 메달 도전이다. 일본은 1976년 같은 대회 준결승에서 한국을 이기고 결승에 올라 결국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누구의 ‘어게인 1976년’에 승리의 여신이 미소를 보낼까?

<이형석 기자>
/suk@heraldcorp.com


2012 런던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운명의 한ㆍ일전,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을 하루 앞둔 9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카디프의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홍명보 감독과 세키즈카 다카시 일본 감독이 각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카디프(영국)=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4강 신화를 이끈 ‘슈퍼우먼’ 김연경(24ㆍ흥국생명)이 강스파이크를 날리는 모습.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얼스코트에서 열린 올림픽 여자 배구 준결승전에서 최강 미국을 맞아 아쉽게 패했지만, 김연경은 사실상 득점왕을 확정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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