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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통령 회견, 남은 3년 건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임해야

윤석열 대통령의 9일 기자회견에 거는 기대와 관심이 크다. 이번 회견은 도어스테핑이 중단된지 500여 일만에 언론을 통한 실질적인 첫 대국민 접촉이다. 그동안 부산엑스포 유치실패와 의대 증원 관련 담화, 신년 대담 등의 형식으로 윤 대통령의 생각을 듣기는 했다.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일방향 소통으로 공개 기자회견과는 성격이 전혀 달랐다. 국민들은 윤 대통령에게 직접 듣고 싶은 게 많다. 야당이 요구하는 고 채수근 상병 특검, 명품백 논란, 의대 정원 증원 파동 대처 방안, 천정부지 물가 등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분명한 생각을 알고 싶다. 윤 대통령 역시 ‘국민이 궁금한 것 위주로 준비하겠다’고 했다니 새삼 기대된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회견이 돌아선 민심을 다시 돌리는 기회라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지난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크게 패한 이후 윤 대통령 지지율은 부진을 겪고 있다. 이대로 남은 임기를 보낸다면 윤 대통령은 물론 국민 모두의 불행이다. 극심한 국회의 여소야대 상황은 어차피 임기중 바로 잡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 스스로 국민적 신뢰를 되살릴 여건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번 회견이 그 중요한 기회다.

회견의 성패는 결국 상황을 공감하는 능력과 이를 얼마나 진솔하게 전달하느냐에 달렸다. 첨예한 정치 현안, 민생 문제와 사회 갈등, 외교 안보 난제 등 윤 대통령을 둘러싼 당면 과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은 명쾌한 해법을 내놓기도 어려운 사안들이다. 회견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조목조목 파고들 것이고, 자칫 조그마한 말 실수라도 하게 되면 감당키 어려운 정치적 공세에도 시달려야 한다. 쉽지 않은 회견이 될 것이란 짐작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꾸밈과 보탬이 없이 진정성을 가지고 모든 사안에 성실하게 답변을 하는 것이다. 사과할 것은 논점을 정확하게 파악해 사과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그런 정도면 회견은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게 되고 취약해진 국정 동력도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장황한 변명이나 일방적인 주장은 피해야 한다. 그동안 윤 대통령이 했던 일련의 담화와 발언이 오히려 오해와 논란을 낳고 때로는 불통 이미지를 강화하는 역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앞으로도 국정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 ‘그래도 국정방향은 옳았다’는 말은 윤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평가에서 나와야 한다. 윤 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2년이 지났을 뿐이다. 남은 3년을 허송하듯 보낼 수는 없다. 정권의 명운을 건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회견에 임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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